‘재깍재깍’
멍하니 창문을 바라본다. 정확히는 창문밖 세상을 쫓는다.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이 커튼을 은근슬쩍 건드리자 커튼이 수줍게 흔들거린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내가 뭐하고 있나 싶다.
“이게 무슨 청승이냐.
설마, 우울증 초기 증상은 아니겠지;;”
이게 다 코로나19 때문이다. 크릉- 갑자기 내 삶에 침범하더니 많은 것도 빼앗아 간다. 시간, 여행, 취미, 추억, 친구 등등 전부 꼽자면 손가락에 발가락을 더해도 부족하다.
뭐, 처음에는 그럭저럭 견딜만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집콕족’에 앞장섰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지나 싶었다. 속았다. 아차 하는 순간에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풀었던 삶의 고리를 다시 잠가야 했다. 최근 버즈니도 ‘자율 출근제’에서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그렇게 혼자가 되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 침울해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띠링’ 회사에서 온 문자다. ‘뭐지?’
치킨쿠폰이다. 일전에도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컵밥 등 다양한 ‘간편식’을 보내준 적이 있기에 이번에도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시름을 앓고 있을 버즈니 크루들을 회사에서 신경을 써주는구나 했다. 비슷하지만 달랐다. 치킨쿠폰과 함께 온 밑에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오스카데이! 코로나 조심하시고,
다시 만나는 날까지 건강하세요~”
그렇다. 버즈니에는 ‘오스카데이’가 있다. 매월 월급날 버즈니가 크루들에게 치킨을 사는 날이다.
오스카데이의 시작은 이렇다.
바야흐로 버즈니 크루가 10여명 남짓하던 2015년 1월 월급날. 한 직원이 버즈니 운영 총괄 이사님이신 오스카에게 말했다.
한 직원 : “오스카, 치킨 사주세요!”
오스카 : “ㅎㅎ 그럴까요? 오늘 제가 치킨 쏠게요”
계산하는 오스카의 모습은 참으로 멋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 뒤 월급날.
한 직원 : “오스카, 오늘도 치킨 사주세요”
오스카 : “오늘도 제가 쏩니다!”
또 한 달 뒤 월급날.
한 직원 : “오늘을 아예 오스카데이라 정하고 치킨 먹어요”
오스카 : “전 좋아요. 치킨 시켜요+ㅁ+”
그렇게 버즈니에 오스카데이가 생겼고 매월 월급날이면 오스카가 직원들에게 치킨을 샀다. 이후 오스카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경영진이 함께 번갈아가면서 치킨을 샀고, 버즈니 크루가 늘어나면서 회사에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오스카데이라는 이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금 오스카데이는 집에서 일하는 크루 각자에게 치킨쿠폰을 제공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전에는 회사의 3층 라운지바에 모두 모여 친목도모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매콤치킨, 달달치킨, 간장치킨 등 다양한 종류의 치킨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즐거운 노래가 들려온다. 잠시 업무에서 벗어난 버즈니 크루들의 표정이 밝다.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 함께 웃고 떠들며 오스카데이를 즐긴다.
이렇게 다 같이 모여 치킨을 들고 이야기를 나눌 날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때까지 모두 으쌰으쌰-!